MVP 제작 최소 예산, 현실적으로 얼마나 필요할까?

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 하면 많은 창업자들이 "최소 기능이니까 비용도 최소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메이크샵이나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면 초기 비용 없이도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아임웹이나 Wix로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도 있죠. 그런데 앱 서비스는 다릅니다. 타 플랫폼에 콘텐츠를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명이 동일하게 사용할 플랫폼 자체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쇼핑몰 솔루션이나 웹사이트 빌더를 만드는 것과 같은 수준의 작업입니다.
MVP는 왜 저렴하게 만들 수 없을까?
모든 쇼핑몰에 있는 기능 ≠ 쉬운 작업
장바구니, 추천, 이벤트, 쿠폰, 마일리지, 결제, 주문취소, 환불/교환, 고객문의, 배송조회. 이런 기능들은 모든 쇼핑몰에 있어서 흔해 보입니다. 하지만 흔하다고 작업이 쉽거나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각 기능마다 복잡한 로직과 예외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쓸만하지 않으면" 가능성도 검증할 수 없습니다
전통 시장의 찹쌀도넛 포장마차를 떠올려보세요. 크기도 제각각이고 동그랗지도 않게 만들어 팔면 어떨까요? 아무리 "찹쌀도넛에 대한 수요를 검증하려는 MVP"라고 해도, 맛도 보지 않을 만큼 엉망이면 검증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웹 초창기, 앱 초창기, 그리고 AI 초창기에는 기능만 하면 사용해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기본'이라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엉망의 모습으로는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MVP는 가능성을 보는 초기 버전이지만, 쓸만해야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MVP 최소 예산은?
투입 인력의 최소 규모가 곧 예산입니다
페이스북의 최초 모습처럼 창업자가 혼자 모두 만든다면 비용은 본인 생활비 정도만 들 것입니다. 기획, 디자인을 창업자가 직접 하고 개발자 한 명이 1달 만에 만들 수 있는 규모라면, 월 800만원 단가의 개발자 한 명 비용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외주로 서비스 제작을 맡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외주 진행 시 필요한 조건
외주로 진행하려면 기획이 모두 만들어져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며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어야 정확한 견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개인이나 법인이 초기 서비스를 MVP 개념으로 만들 때 집행되었던 최소 금액은 5,0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기간은 4개월 예상에 6개월 작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안전한 외주 진행 방법
서비스 기획, 디자인을 순차적으로 먼저 작업하고, 개발만 별도로 견적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실패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한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면 중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비용이 필요한가?
치킨집 창업과의 비교
온라인 서비스 창업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비용의 측면에서 치킨집을 오픈하는 창업과 비교해서 매우 저렴하면서 가능성이 높은 방식'이라는 의미입니다. 비용이 거의 안 든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식 기반 창업의 특성
지식과 기술 기반 창업은 만들다 중단할 때 남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치킨집은 실패해도 주방 기구라도 남지만, 서비스 제작 실패 시에는 돈만 낭비됩니다.
결론: 5~6천만원 지출 예상이 현실적입니다
확실히 안전하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 5~6천만원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MVP라고 해서 몇 백만원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프로젝트 시작부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초기 서비스의 핵심 기능만으로 서비스를 게시하여 경쟁력을 검증하고, 이후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 MVP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 '핵심 기능'조차도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