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서를 쓰는 방법은?
많은 창업자분들이 "개발을 모르는데 개발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획서를 어떻게 쓰나요?"라고 질문하십니다. 개발 지식이 없어서 개발자와의 소통이 어려울 것이라 걱정하시죠. 개발을 깊이 이해하지 못해도 개발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획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사용자 관점'입니다.
개발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이해입니다
개발자가 되지 않고서는 개발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창업자나 기획자가 개발을 배워야 기획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개발 구조나 기술적 구현 방법을 기획서에 담으려 하면 개발자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고, 불필요한 제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획서의 본질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의하는 것이지,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지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자는 기술 전문가로서 구현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기획자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명확히 전달하면 됩니다.
사용자 관점에서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
사용자의 행동 흐름을 단계별로 설명하세요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로그인 기능이라면:
- 사용자가 로그인 버튼을 누릅니다
- 이메일과 비밀번호 입력 화면이 나타납니다
- 사용자가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입력합니다
- 로그인 버튼을 누릅니다
- 메인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작성하면 개발자는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조건에 따른 상태 변화를 명확히 하세요
서비스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르게 동작합니다. 조건 충족 여부에 따른 화면과 동작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조건 충족 시:
- 이메일과 비밀번호가 일치하면 메인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 장바구니에 상품이 있으면 결제하기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 파일 업로드가 완료되면 완료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조건 미충족 시:
- 이메일이나 비밀번호가 틀리면 "로그인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 장바구니가 비어있으면 "상품을 담아주세요" 안내가 나타납니다
- 파일 크기가 제한을 초과하면 업로드가 거부되고 안내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이렇게 조건별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개발자는 예외 상황까지 고려해서 개발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보는 화면을 중심으로 설명하세요
기술적 용어보다는 사용자가 실제로 보고 경험하는 것을 중심으로 작성합니다.
기술 중심 표현 (피해야 할 방식):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용자 정보를 조회하고 세션을 생성합니다"
사용자 중심 표현 (권장 방식): "사용자가 로그인하면 개인화된 메인 화면이 표시되고, 사용자 이름이 상단에 나타납니다"
개발자는 "개인화된 화면"과 "사용자 이름 표시"라는 요구사항을 보고 필요한 데이터 조회와 세션 관리를 알아서 처리합니다.
모든 참여자가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
사용자 관점의 기획서는 창업자,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됩니다.
창업자의 관점
창업자는 자신의 서비스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된 기획서는 서비스의 가치와 차별점을 검증하는 도구가 됩니다.
디자이너의 관점
디자이너는 기획서에서 어떤 화면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각 화면에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행동 흐름을 이해하면 더 직관적인 UI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관점
개발자는 사용자 관점의 설명을 통해 구현해야 할 기능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합니다. "사용자가 이 버튼을 누르면 이런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명확한 설명이 있으면,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적 방법은 개발자의 전문 영역으로 맡길 수 있습니다.
외주 프로젝트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
외주로 서비스를 제작할 때는 대면 소통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명확한 기획서가 있으면:
- 기획자와 개발자 간 불필요한 왕복 질문이 줄어듭니다
- 개발 과정에서 오해로 인한 재작업이 감소합니다
- 창업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정확히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개발 지식이 없어도 좋은 기획서를 쓸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이해하는 기획서의 비결은 개발 지식이 아니라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를 명확히 정리하면 됩니다.
기획자는 '무엇을'에 집중하고, 개발자는 '어떻게'에 집중합니다. 이 역할 분담이 명확할 때 가장 효율적인 협업이 가능합니다. 사용자 관점의 기획서는 이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개발을 모른다고 주눅 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바라보는 여러분의 시각이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사용자 중심으로 명확하게 작성된 기획서는 개발자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성공적인 서비스 제작의 기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