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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생각

서비스 기획자의 역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노노니 2025. 10. 2. 06:23

맥비 커뮤니티 주관 '제10회 한국 'K-기획자 콘퍼런스 2025'에서 연사로 발표한 내용 요약입니다. 
서비스 기획자 선배로, Thought Leader로 후배 서비스 기획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무리하여 질리지 말고 좋은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 꼭 필요한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무엇을 배워서 어떤 일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나 개발자처럼 전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문으로 체계화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주어지는 일을 수행하면서 역할이 확장되고, 어느새 '서비스 기획자'라는 명함을 받게 됩니다.

지금도 많은 서비스 기획자가 자신이 무엇을 하는 전문가인지보다 어떤 일이 주어지는가에 따라 일합니다. 디자인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QA도 하고, 카피라이팅도 합니다. 명칭만 서비스 기획자일 뿐, 실제로는 업무의 확장이라는 이름 아래 역량을 넘어선 일들을 떠안게 됩니다.

 

경험 먼저, 지식은 나중에

오랫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책을 볼 때마다 퍼즐이 맞춰집니다. "그것은 그것이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되는 것이었구나." 역량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생기는데, 해야만 해서 한 경험들이 많이 쌓여있다 보니 책 속의 이론이 내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쉽게 이해됩니다.

경험이 선행된 경우입니다. 모르고 했지만 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책에서 그 방법론을 만나면 "이게 이런 이름이 있었구나" 싶습니다. 경험이 지식을 만났을 때,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하나의 체계로 정리됩니다.

 

지식 먼저, 경험은 나중에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지식이 선행되면 일단 외웁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렇다는데" 정도로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넣어둡니다. 그러다 프로젝트를 통해 책 속에 있던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지식이 있어도 경험할 때는 선택에 따라 경험할 수도, 검증할 수도 있습니다. 불이 뜨겁다는 걸 알지만, 피하기만 해서는 불이 정말 뜨거운지 모릅니다. 뜨겁다고 한 것을 따른 기억만 남습니다.

지식은 경험을 좋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하나의 길을 따라가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맞닥뜨리면 주저하지 않고 결정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모르지 않고, 실제 그렇게 되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식이나 경험, 어떤 것이 먼저든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둘 다 거치면 역량이 됩니다. 모르고 잘할 수도 있지만, 알면 더 잘하게 됩니다. 체계화되면 확실해집니다.

역량은 지식과 경험이 모두 있어야 하며, 이를 체계화하는 생각의 정리로 얻어집니다. 공부나 강의, 컨퍼런스를 통해 보고 들어 알게 되는 것이 지식입니다. 직접 일하고 상황에 처하는 것이 경험입니다. 아는 것을 경험하거나, 경험한 것을 지식적으로 알게 될 때 확실히 알게 되고 역량이 됩니다.

 

복기가 역량을 만듭니다

일을 통해 역량이 되는 과정은 검토부터 시작됩니다. 시도는 적용하고 싶은 구상이고 제안입니다. 실행은 시도 중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일이 완료되거나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복기를 합니다.

역량이 생기는 시점은 복기한 것을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려고 할 때입니다. 프로젝트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다음 프로젝트에서 만회하고, 회사를 옮겨 유능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경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경험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다음에 적용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역량이 됩니다.

 

성장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역량은 연차와 정비례로 상승하지 않습니다. 3년차까지는 더디게 상승하다가, 3년에서 7년 차까지 급상승하고, 7년 이후 다시 완만한 성장을 합니다.

성장의 과정은 정체된 느낌 이후 성장한 것을 느끼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일정 기간 지식과 경험이 쌓인 후 역량은 완성 단계에서 쌓입니다. AI 학습도 동일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테스트를 거쳐 본인만의 시각과 적용 방식이 생깁니다.

역량은 연차만큼 상승합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고, 열심히 하면 연차에 비해 뛰어난 실력을 갖출 것을 기대하지만, 결국 연차만큼 상승합니다. 연차 내 경험을 더 많이 쌓는 방법은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개수를 늘리고 동일한 과정을 자주 반복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레벨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위치라는 역량 단계를 알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어떤 일을 맡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무리한 업무로 인한 번아웃의 가능성을 줄이고 적절한 학습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강의를 듣고 현재 레벨 등급에서 어려웠던 것도 수년 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레벨링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나의 상태를 알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알게 됩니다.

지식이 있었기에 경험을 통해 풍부한 자신의 역량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지식이나 경험, 어떤 것이든 순서에 상관없이 거치면 역량이 됩니다. 모르고 잘할 수도 있지만, 알면 더 잘하게 되고, 체계화되면 확실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