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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생각

과거 서비스가 망해갈 때 보인 모습: 싸이월드의 - 연예인 일촌 맺기의 등장

노노니 2025. 11. 4. 16:06

싸이월드의 변화: 연예인 일촌 맺기의 등장

2010년 12월, 네이트온을 통해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접속했습니다. 방문자 하나 없는 미니홈피에는 낯선 연예인들이 가득했습니다. 연예인과 일촌을 맺으라고 합니다. 일촌맺기는 이미 그만둔 서비스가 아니었나요? 아는 사람 외에는 미니홈피를 볼 수 없도록 정책을 변경하면서, 이제는 안 쓰는 기능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공인들과 1촌을 맺으라고 합니다.

어느 블로거님의 포스트를 보니, SK가 싸이월드 이후 별다른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무리수를 두고 있으나 별 볼 일 없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연예인 일촌의 문제점

네이트온을 통해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접속해 보니, 방문자 하나 없는 제 싸이 프로필에 웬 연예인들이 가득했습니다.

내 관심사라며 연예인들과 일촌을 맺거나 팬이 되라고 합니다. 일촌 맺기는 이제 종료된 서비스가 아니었나요?

특별히 아는 사람들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도록 서비스 정책이 변경되면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기능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뜬금없이 공인들과 일촌을 맺으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공인들도 사생활이 있는데, 연예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촌 신청을 받고, 그중 일부를 선별해 일촌을 맺어주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연예인의 실제 싸이월드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며 해당 연예인의 소식만 올려주는 일종의 마케팅 도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위적인 서비스 방향의 문제

서비스의 방향이 이렇게 인위적이게 된다면, 싸이월드의 초기 성공 요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싸이월드가 잘될 때는 굳이 무엇을 하라 마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인위적으로 이용자 행동을 유도하려 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서비스가 잘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듯합니다.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 같습니다. 그냥 두면 아무도 쓰지 않고,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면 반발이 생기는 것입니다.

 

C로그: 다른 서비스를 따라한 흔적

연예인의 사진을 클릭하면 'C로그'라는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C로그를 보니, 이것저것 다른 서비스를 따라 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이 등장하기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소셜 웹 서비스였는데, 폐쇄적인 정책과 해외 소셜 웹 서비스의 보급으로 인해 그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는 듯합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등장, 그리고 한국 서비스들의 대응

싸이월드가 인적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내세우는 문구조차, 이미 활성화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급히 따라 하는 느낌이 듭니다.

'마이페이스(MySpace)'에서 시도되었고, 페이스북을 통해 활성화된 인맥 연결 기능은 원래 싸이월드의 가장 큰 특징 아니었나요? '아이러브스쿨'이야말로 페이스북의 원조격이 아니었습니까?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소셜 웹 커뮤니티 영역을 잠식해 나가는 동안, 싸이월드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다음도 모두 따라 하기에 급급한 상황입니다.

폐쇄성과 카피의 한계

사용자의 행동과 사용성이 이미 해외 서비스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데, 과연 국내 검색 서비스와 포털 서비스는 안전할까요?

폐쇄성을 유지하면 최소한 기존 유저는 붙잡을 수 있을까요?

이전에 존재하던 서비스를 단순히 따라 해서는, 싸이월드와 같은 성공을 다시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카피'라는 꼬리표만 붙은 채 외면당하기 십상입니다.

대안: 소셜 웹 서비스 지원센터

큰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면, 다양한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소셜 웹 서비스 지원센터'라도 만들어, 해당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시도하고 참여하며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떨까요?

그들만의 놀이터이자 실험실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그 시도가 성공한다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지원의 대가로 일정 부분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조직의 한계와 혁신의 필요성

하드웨어와 트래픽은 남아돌지만 새로운 돌파구가 없어, 매일같이 페이스북·트위터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고서만 작성하고 있다면, 차라리 밖에 나가 공을 차거나, 힘들게 산을 오르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보는 편이 사무실 책상 앞에서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지도 모릅니다.

조직은 안정적이고 편안하지만, 그런 환경에서는 파괴적인 혁신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고 포털사이트에 가져갔다면, 과연 받아들여졌을까요? "우리도 다 알아, 저리 꺼져!"라며 거절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접근: 오픈 지원센터 운영

기존 서비스에 새 옷만 입히고 기능 하나 덧붙이는 식으로 '다목적 로봇'을 만들려 한다면,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찾아내는 편이 낫습니다.

굳이 몇 억 원씩 걸고 경연대회를 열어 누가 더 잘하나를 겨룰 필요는 없습니다. 심사위원이 늘 보던 익숙한 인물들이라면, 결국 그들의 눈에 드는 결과만 나올 뿐입니다.

그보다는 오픈된 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예상치 못한 발견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 좋겠습니다.

결론: 대한민국 소셜 웹의 유레카를 기대하며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소셜 웹의 '유레카(Eureka)'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작성]1020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