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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니의 생각

저 신용자 상환 시 이자를 돌려줘야지

by 노노니 2026. 1. 1.

성실 상환한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는 '착취'인가, '리스크 비용'인가? : 금융 정산제의 필요성

금융업의 본질은 자금의 중개입니다. 돈이 남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자금을 흐르게 하여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죠.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금융의 현주소는 어떠합니까? '리스크'라는 명분 아래 특정 계층에게 징벌적 비용을 전가하고, 그 리스크가 해소된 뒤에도 불로소득(낙천수)을 챙기는 거대한 통행료 징수소로 변질되었습니다.

 

1. 금융업의 현주소: 리스크를 '판매'하는 약탈적 구조

일반적인 금융업은 3%에 자금을 조달해 6%로 빌려주는 예대마진 사업입니다. 하지만 저신용자에게 부과되는 19%의 금리는 이 범주를 한참 벗어납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13% 이상의 차액은 금융공학적으로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즉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확률에 대한 보험료 성격입니다.

문제는 이 비용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금융사는 미상환자가 발생할 리스크 비용을 저신용자 집단 전체에게 연대책임의 형태로 전가합니다. 자동차 보험사가 사고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높은 보험료를 걷고 보듯, 금융업 역시 '빌려주면 안 될 사람에게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과도한 요금을 책정합니다. 이는 리스크 관리가 아니라, 리스크를 상품화하여 성실한 저신용자의 담보를 갈취하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2. 금융공학적 모순: 리스크가 해소되었다면 과금도 해지되어야 한다

금융공학의 핵심은 '불확실성'에 가격을 매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환 완료'**라는 결과는 불확실성이 0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 사전적 리스크: 대출 시점에서는 부도 확률이 존재하므로 고금리가 책정됩니다.
  • 사후적 결과: 성실하게 상환을 마친 순간, 그 채무자는 더 이상 '저신용자'가 아님이 입증된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합당하다면, 상환이 완료된 시점에서 금융사는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고신용자 금리와의 차액을 정산하여 환급해야 합니다. 이 차액은 채무자의 '강제 저축'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금융사가 그 돈을 보관하며 활용했다면 마땅히 이자까지 더해 돌려주는 것이 공정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고금리를 전액 수취하는 것은 발생하지 않은 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미리 챙기고 돌려주지 않는 보험사의 도덕적 해이와 같습니다.

 

3. 해외 사례가 증명하는 '신용의 가치': 마이크로크레딧과 캐시백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금융권의 논리는 해외의 혁신적인 사례들에 의해 이미 반박당하고 있습니다.

  •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Grameen Bank): 무담보 저신용자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상환율이 98%**에 달합니다. 이는 저신용자가 리스크가 높다는 통계적 편견을 깬 사례입니다. 그라민 은행은 이자의 일부를 저축으로 전환하여, 상환 완료 시 채무자가 자본가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줍니다.
  • 영국의 챌린저 뱅크: 일부 핀테크 은행들은 약정 기간의 절반을 성공적으로 상환하면 기납부한 이자의 일부를 '성실 상환 보너스' 형태로 환급합니다. 이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사후적으로 소멸했음을 금융사가 인정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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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치로 본 금융업의 '도덕적 해이'

실제로 대출 금리 19%를 적용받는 그룹의 실제 부도율이 10%라면, 금융사는 나머지 9%의 '무사고' 채무자들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취하게 됩니다.

  • 현행 구조: (성실 상환자의 고금리) - (미상환자의 손실) = 금융사의 초과 이익
  • 공정 모델: (성실 상환자의 고금리) - (미상환자의 손실) = 성실 상환자에게 차액 환급

금융공학적으로 볼 때, 리스크 비용으로 책정된 부분이 실제 손실액을 초과한다면 그 차액은 금융사의 수익이 아닌 '잠재적 환급금'으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은행들은 이를 '위험 감수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전액 수익 처리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성실한 저신용자의 고혈을 짜내어 시스템의 부실을 메꾸는 부도덕한 운영입니다.

 

5. 맺음말: 금융의 사악함을 넘어 공정으로

과거 금융당국의 지도에 의해 '대출 취급 수수료'가 폐지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금융업은 규제가 없다면 끝없이 탐욕의 구조를 설계합니다. 선이자를 떼고 수수료를 붙이던 관행은 본질적으로 채무자의 약점을 잡은 갑질에 불과했습니다.

저신용자의 상환 결과가 '건전한 채무자'임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징벌적 고금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시스템의 편의를 위해 개인의 성실함을 착취하는 행위입니다. 이제는 리스크를 이유로 걷은 이익 중 실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부분은 주인에게 돌려주는 **'사후 정산형 금융'**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제도를 유지하면 욕심이 피어납니다. 그 욕심을 규제하고, 금융이 '신용'이라는 가치를 공정하게 보상하는 시스템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