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은 자신의 작업 속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가 자신이 얼마나 잘하는지 선수의 말만 듣고 팀을 꾸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스카우터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스카우터는 선수의 실제 기록을 보고, 경기 중 퍼포먼스를 관찰하고, 트레이드 전 피지컬 테스트라는 과정을 통해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말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합니다.
IT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팀원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그 속도가 얼마나 되는지 작은 일을 주어 보면서 가늠해야 합니다. 그 결과 적정한 과업과 일정을 줄 수 있습니다.
연차로 대충 파악하는 현실
IT 업계는 수평 이동이 잦습니다.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과거 수행 프로젝트 이력과 연차로 예상합니다. 연차는 단지 시간일 뿐입니다. 3년 동안 같은 일만 반복한 사람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사람이 다르듯이 연차만으로 실력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작업 속도를 과대하게 평가합니다. "이 작업 하루면 됩니다"라고 말하고 몇 일이 걸려도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실은 기대와 다릅니다.
관리자에게 필요한 권한
관리자가에게는 작업자들에게 과업을 주고 측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측정은 작은 작업을 주고, 얼마나 걸렸는지 기록하고, 다음 작업의 일정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A라는 작업자에게 준 작업이 예상보다 1.5배가 걸렸다면, 다음 작업 일정에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개발자가 "3일 걸립니다"라고 하면 "3일이래요"라고 전달하고, 경영자가 이틀 만에 끝내라고 하면 개발자에게 “이틀 만에 끝내랍니다”라고 전달하는 경우 이는 관리자 아닌 메신저입니다. 아빠에게 엄마가 우유 사 오래요. 하는 것과 같습니다.
측정 권한이 없으면 관리자 아닌 조율자 입니다.
측정 없는 관리의 문제
측정하지 않으면 계획을 세울 수 없습니다. 다음 프로젝트 일정을 산정할 때 또 추측만 합니다. "이 정도면 한 달 정도 걸리겠죠?" 근거가 없습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문제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특정 작업자가 계속 일정을 초과하는데, 작업자의 역량 문제인지, 작업 난이도를 잘못 파악한 건지, 다른 업무가 방해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습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됩니다. 프로젝트마다 일정이 밀리고, 매번 야근으로 땜질하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각 조직의 관리 방식을 보며 배우기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몇 개의 조직에서 일하게 됩니다. 각 조직마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떤 곳은 개발자가 스스로 일정을 정하고, 어떤 곳은 관리자가 일정을 할당합니다.
관리 방식들을 보면서 좋은 것은 취하고 안 좋은 것은 배제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원래 이렇게 해요"라는 말만 듣고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왜 특정 방식을 쓰는지, 해당 방식이 효과적인지 관찰해야 합니다.
관리는 기술입니다
관리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지만, 동시에 기술입니다. 측정 가능하고, 개선 가능하고, 학습 가능한 기술입니다.
작업자의 속도를 측정하고, 일정 산정의 근거를 갖고, 본인만의 관리 방식을 만드세요. 작은 작업이라도 얼마나 걸렸는지 기록하고, 예상과 실제의 차이를 분석하고, 다음 일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산정하세요.
연차가 쌓여 관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의 지식을 배우고 경험으로 체득해야 관리자로 준비되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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